(마가복음 1:14-15) 세례 요한이 잡히고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신 시기를 일반적으로 ‘공생애’라 한다. 그리고 그 공생애의 시작은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시므로 시작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조건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례 요한의 결박과 죽음이다.

 

마가복음과 성경은 예수님이 복음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공생애 시작은 곧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인 사람에게 복음의 시작이다. 한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라는 복음이 시작은 율법으로 의로워질 수 없다는 고백의 세례와 성령강림,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하나님 아들의 정체성에 대한 바른 인식과 자신 역시 예수님과 같은 하나님 아들로 거듭났음을 마귀의 시험을 이김으로 드러내는 것부터다.

 

성경은 이런 일련의 여정을 여러 사건, 여러 인물을 통해 말씀하신다. 알고 보면 천지창조, 출애굽은 물론 예수님의 모든 것이 결국 우리가 복음, 곧 하나님께서 나에게 인생을 주신 목적을 알고 살아가는 그리스도라는 본성으로 거듭난 생명이 되고, 그 생명으로 사는 삶의 모습에 대한 말씀이다.

 

이런 여정은 반드시 율법적인 신앙과 삶이 종식되어야 시작된다. 사람들이 물리적 세상의 종말로만 인식하고 있는 종말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 역시 한 개인에게 율법적인 신앙의 삶이 종식되어야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린다는 말씀이다. 율법적인 가치관이 종식되면 새로운 의가 땅과 같이 흙으로 창조된 사람 안에서 열린다는 뜻이다.

 

이런 하나님의 뜻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마가복음 초입에서 율법적인 삶의 대표는 세례 요한이다. 율법적인 가치관을 가진 어떤 사람도 세례 요한보다 클 수 없다는 것을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 요한이 가장 크다’는 말씀으로 선포하시고 이어서 그러나 천국에서 지극히 작은 자도 세례 요한보다 크다고 하신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나님의 의가 본성이 되어 삶을 주관하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율법적으로 그 어떤 큰 자보다 더 크다는 뜻이다. 즉 율법이 종식되어야 복음이 시작된다는 명백한 말씀이다.

 

마가복음은 세례 요한이 잡히자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다고 말씀한다. 앞서 설명한 율법의 종식이 복음의 시작이란 말씀의 상징적 표현이다. 어느 누구나 복음이 시작되려면 율법적인 삶이 종식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고 있다.

 

율법의 종식은 곧 거듭남이다. 거듭남을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생명이 거듭났다는 것은 이전과 다른 생명이 되었다는 것이고, 생명이 다르다는 것은 안목과 가치관과 양식과 기쁨과 슬픔의 대상과 같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하나님을 믿으려면 이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거듭나기 전 곧 교회에 다니고 신앙을 가지기 전에도 성공과 평안을 갈구했고, 하나님을 믿고 난 다음에도 단지 하나님께 의지한다는 허울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성공과 평안을 간구하는 것은 명백히 거듭난 것이 아니다.

 

복음은 바로 그런 세계가 종식되어야 시작된다. 행위를 드리고 하나님께 보답을 받는 것이나, 하나님께서 나의 행위를 보시고 나를 판단하신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서 하나님을 믿는 세계, 그것이 율법의 세계다. 그 세계가 끝나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