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성경 좀 아는 사람인데…

Category : 김집사의 뜰/복음 담론 Date : 2016. 5. 3. 10:04 Writer : 김홍덕

사회의 많은 부분이 다소간의 경쟁력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전문가적인 대우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한 것은 신앙의 세계에도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예를 들면 목사라는 라이센스의 경우 역시 성경에 대하여 신학이라는 미명 하에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조로 대우하는 경향을 넘어 이제는 아주 목사들 자신이 스스로 자기를 높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주님의 종이 힘이 있고 평안하고 대우 받아야 하나님의 일이 잘 된다.>는 감언이설로.


이렇듯 성경에 대하여 좀 안다는 사람들, 또 왜 신앙을 학문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근거도 없는 바탕에서 신학이라는 학문이 있고 그것을 공부했다는 것만으로 ‘좋은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행세하고 대우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행세와 대우가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성공하고 어떤 부분에 있어 경쟁력을 갖춘 사람들이 받는 대우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돈 버는 일이나, 정치인과 판검사와 같은 사람들이 대우 받듯 좋은 차에 많은 급여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그 경쟁력으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지위를 차지하고서 마치 적선하듯이 사람들의 삶에 관여하거나 힘든 사람들로 하여금 의지하도록 유인하는 모습이 전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다소간은 부정적인 표현이지만 사람들의 삶에 엮여지는 그들의 마음이 어떻든지 결국은 적선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모양새인 것은 어쩔 수 없다.


문제는 그 행태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에 이미 있는 것이기에 사회 속에서 사회에 있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말해서 ‘나, 성경 좀 아는 사람인데’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 과연 성경을 아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경을 알고 예수님처럼 살려고 하며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전하려는 사람이 그렇게 세상의 성공이라는 것을 덧입고 있는 것이 만약 옳다면 예수님의 성공도 그런 모습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성경을 좀 아는 사람도 아니고, 성경을 신앙이 아닌 학문으로 공부한 적도 없고, 신학교는 가끔씩 놀러나 아는 사람 만나러 가 본 것 외에는 강의실 구경도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사람이지만 적어도 죄인이 되어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모습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것이 내가 무식해서일수는 있지만 적어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말하기는 힘든 것이 아닐까 싶다.


예수님은 지금 이 시대의 종교적인 지도자들(어디까지나 자칭)이나 교회마다 있을 법한 신비한 능력이나 좋은 신앙을 가지고 사람들을 감찰하듯 하는 이들이 받고 있는 대우와는 전혀 다른 대우를 받으신 분이시다. 예수님은 그냥 사형수, 곧 죄인 중의 죄인이라는 대우를 받으신 분이다. 그런 예수님을 믿고 특히나 그 말씀에 대하여 잘 안다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받는 세상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과연 성경을 아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넘어 때로는 슬프고 분노까지 일어나게 한다.


어떤 것이라도 남들보다 더 가져야 하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다. 삼투압과 같이 그것으로 섬기기 위한 것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신앙도 남들보다 의로운 사람이 되려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그 또한 좋은 신앙이라 할 수 없다. 신앙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신앙이 좋지 못한 이들을 섬기는 삶을 사는 것이고, 그렇다는 것은 신앙이 좋지 않은 사람을 섬기는 자리에 있는 그 모습은 당연히 더 초라하고 전혀 고상하거나 흠모할 것이 없는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예수님의 모습이 바로 그 모습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신 분이시니 세상에서 예수님보다 나은 것은 어떤 것도 없다. 하나님에 대하여 가장 잘 아실뿐 아니라 그는 하나님의 말씀의 본체이시다. 그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보이신 모습은 사회적으로 보잘 것 없는 수준을 넘어서 터부시하는 사람들과 어울리시고 그것도 모자라서 사회적인 가치관에 의하여 죄인이 되어 당시 최고 극형인 십자가에 달리신 분이 예수님이시니 그 분이야 말로 사람보다 더 나은 모든 것을 사람들을 섬기시려고 사람이 가진 가장 추악한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사형수가 되신 것이다.


이 예수님의 모습과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받고 있는 대우, 아니 굳이 대형교회가 아니어도 신앙을 학문으로 공부하고 사회적인 경쟁시스템에 의하여 시험을 치르고 좋은 스펙과 경력으로 목사가 되고 되려는 사람들이 받는 대우, 그리고 소위 계시가 밝다는 사람, 영적으로 신비한 능력을 가졌다고 하는 이들이 사람의 삶을 가르치듯 하는 지위에 스스로 오르고 또 받는 대접들의 어느 부분이 예수님과 닮았을까?


그렇듯 전혀 예수님과 무관한 아니 극과극의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먹고 살고 예수님을 잘 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여 세상적인 성공과 궤를 같이 하는 성공의 삶을 누리고 추구하고 또 어떤 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을 애달아하면서 그렇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이런 삶의 모습들이 굳건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학문으로 보며 세상적인 시스템과 같이 경쟁하여 종교적인 자리에 이른 이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본질로 알고 그렇게 설교하고 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다보니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나 절에 다니는 사람이나 무당에게 의탁해서 굿하는 사람이나 구하는 것은 다 똑같다. 살 동안 육신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 죽어서 천국 아니면 극락에 가서 영원히 아니면 왕생하는 것을 바라는 것 그 뿐이다. 단지 서로들 자기들이 믿는 신이 더 잘한다고 홍보할 뿐이다. 더욱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다른 신에게 그것을 의탁하는 것을 미신이라 치부한다. 자기 꼴도 모른 체. 그러다보니 하나님을 그런 잡신들과 세상의 문제들과 싸우고 뒤치다꺼리하는 신으로 절대적인 강등을 시켜 모욕하고 있다. 그것을 믿음이라 운운하면서.


어떤 것을 더 가졌다면 가지지 못한 이들을 위하여 가진 이유 외에는 더 가질 이유가 없다. 예수님의 모습이 그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시려고 하나님을 모욕한 죄로 죽으신 분이 예수님이시다. 더 가진 이들은 가지지 못한 이들을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하고, 그렇게 사는 것은 결국 가지지 못한 모습이 되고 그렇게 대접 받는다. 예수님이 죄인대접을 받으신 것처럼.


그런 이유가 아니면 그 어떤 것도 가진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죄다. 있을 것이 있을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죄가 딴 게 아니다. 자리를 벗어난 것이 죄니, 더 가진 것이 가지지 못한 이들을 위한 자리에 있지 않다면 다 죄라는 것이다. 그것이 성경에 대하여 아는 것이든, 영안이 밝아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신비한 능력이든, 교회가 가는 방향이든, 살아가는 일에 관한 것이든, 돈이든, 명예든 그 무엇이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다 같다.


이제 누가 성경을 아는 사람인지 정리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신학적인 지식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행동을 가이드 하는 것이 성경을 많이 아는 것인가? 또는 영적인 안목, 성경에 대한 밝은 계시가 있어 남다른 것을 보는 것 자체가 성경을 알고 신앙이 좋은 사람인가? 그것이 아니다.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은 문제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그것을 남을 가르치고 두렵게 하고 눈치 보게 하며, 뒤에서 험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낸다면 아는 것이 독이 될 것이다. 아니 그것은 사실 모르는 것이다.


성경을 안다는 것은 예수님과 같은 생명을 가지는 것이다. 같은 생명이라면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고양이는 배를 타고 태평양 한 가운데 가도 ‘야옹’한다. 그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가지게 된다면 그 생명은 어떤 상황, 어떤 사회에서도 자기가 가진 그 어떤 것이라도 다 남을 유익하게 하고 섬기는 것을 위하여 살 것이다. 육신은 결국 그런데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성경을 안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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