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22:30-23:11)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라는 바울 사도의 유명한 말은 에베소에서의 고별 설교에 나오는 말이다.(행 19:21) 그리고 이제 바울 사도는 정말로 로마로 가게 된다.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압송되는 형태니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죽이겠다는 결사대가 조직되기도 했는데, 이런 전개는 다음에 이야기해 보도록 하고 이번에는 바울 사도의 로마행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바울 사도의 로마행을 보면 '자발적으로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하나님께서 황제 앞에서 복음을 전할 기회를 주시기 위한 계획'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들의 여지는 충분하고 틀린 생각이라 일갈할 수도 없지만 본질은 그리스도라는 생명의 본성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가 누구신가? 하나님의 아들인데 세상 기준으로 심판받아 십자가를 지신 분 아닌가? 그리스도로 거듭났다는 건 이런 삶을 살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의 본성에 이끌려 로마로 가는 사도 바울
로마도 보아야 할 것이라는 바울의 고별 설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십자가를 질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장면과 완전히 똑같다. 사도 바울이 로마도 보아야 할 것이라며 자기 발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것과 십자가를 지시러 유월절에 예루살렘으로 가신 예수님의 모습 역시 똑같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 오라고 하신 우리는 어떨까? 우리 역시 그렇다. 역설적으로 그렇지 않다면 그리스도로 거듭난 게 아니라고 확증할 수 있다.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 내가 십자가를 질 것이다.
사도행전은 성령의 역사가 이끌어가는 성경이다. 성령의 정체성과 직임과 능력을 아는 게 핵심이다. 사도행전 중반부까지 많이 설명했듯이 성령을 기적의 아이콘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성령께서 기적을 일으키시는 조건은 단 하나, 성령의 직임에 필요하실 때다. 즉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이 본성이 된 그리스도라는 생명으로 거듭나는 일을 위해 필요할 때만 능력이 나타난다.
성령의 직임은 어떻게 보면 단 하나다. 사람이 그리스도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게 심령에 있을 때 그 말씀이 생명이 되도록 잉태케 하셔서 말씀이 육신이 되도록 하시는 분이다. 그 능력으로 사람이 그리스도로 거듭나는 것이다.
여기서 그리스도의 정체성이 핵심이다. 이 그리스도의 정체성은 제자들조차 쉽지 않은 문제였다. 하나님 아들,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된 존귀한 존재가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천한 십자가를 지느냐는 세상 가장 상식적인 의문이 문제의 본질이다.
이 해답은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목적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건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고자 하심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표현하고자 하신 성품의 본질을 보이신 분이 예수님이다. 그러니까 십자가를 지는 본성, 그것이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인 것이다. 그리고 이 성품, 이 본성을 가진 생명이 그리스도다. 그래서 그리스도는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고 한다. 하나님의 의가 육신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십자가를 지는 본성을 가진 존재가 바로 거듭난 사람, 곧 그리스도다.
바울 사도는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즉 그리스도의 본성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따라서 그의 삶을 십자가를 지는 삶이다. 그 본성이 로마로 이끌었다. 그리고 로마에서 전한 복음을 인해 오늘 우리가 이 복음을 접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인해 하나님 아들의 정체가 드러난 것처럼.
여기서 우리는 바울 사도가 로마로 간 이유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걸 찾고 알고 순종하여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사람이 이 사도행전을 깨달은 사람이고, 구원받은 사람이며,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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