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은 특정한 날이 아니며, 안식일을 지킨다는 건 특정된 날 어떤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안식일은 하나님이 안식하는 사람의 모든 날이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는다면 우리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어야 한다.
안식일에 관한 논쟁은 3장에서 2탄으로 이어진다. 이번엔 안식일에 병자를 고친 일로 예수님을 송사한다. 예수님께선 안식일에 병자를 고친 일을 송사하는 자들의 마음은 완악하다고 말씀하셨다. 앞서 지붕에서 내린 중풍 병자를 고칠 때 죄사함 받았다는 말에 참담하다고 말하는 이들의 마음을 악하다고 하신 것과 궤를 같이한다.
먼저 살펴볼 게 있다. 안식일에 고친 병자는 손 마른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서는 한 손 마른 사람이라고 되어 있지만 누가복음에선 마른 손이 오른손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성경 속 하나님의 손은 항상 오른손이다. 즉 성경 속 오른손, 오른쪽은 의롭고 바른 손이다. 그리고 손은 모든 행위의 상징이다. 따라서 오른손이 말랐다는 건 의로운 행위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행위가 없다는 건 행위를 이끄는 본성, 곧 생명이 없다는 의미다. 야옹이라는 소리를 낼 수 없다는 건 고양이가 아니란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의로운 행위가 없다면 하나님의 의로 거듭난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오른손 마른 사람은 바로 거듭나지 못하여 안식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의 모습이다.
그리고 안식이란 관점에서 봐도 오른손이 제구실을 못 하니 육신이 안식할 수 없고, 의로운 행위를 이끄는 생명으로 거듭나지 못했으니 하나님께서 안식하는 사람이 아니다. 당연히 자신도 안식이 없다. 생명 본성에 의지하지 않고 의로워지려고 성경을 지키는 모든 사람이 여기 해당한다.
행위 규범을 지켜 주일을 지킨다 생각하는 모든 사람이 오른손 마른 자
따라서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신 일은 손 마른 사람으로 대표되는 사람인 하나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행위를 이끄는 생명이 없는 사람을 치유하신 사건이자 예수님은 손 마른 사람 같은 모든 사람에게 의로운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보이신 사건이다. 예수님은 그게 직임이고, 안식일에 모여서 간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절실한 일이 바로 이 치유다. 안식일에 생명을 구하는 게 먼저라고 말씀하신 이유다.
이 안식일 논쟁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안식일의 규례나, 율법이나, 절기의 규례는 모두 그리스도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율법을 지켜 의에 이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의로 거듭나면 그 삶이 모든 계명을 지키는 삶이 된다. 더 정확히는 지킬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된다. 오른손이 회복된다는 건 이런 사람이 되는 것을 말한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말씀하는 책이기에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은 성경대로 살 수밖에 없다. 규례를 지켜 안식일을 지키는 게 아니라 안식하는 사람의 삶은 모든 날, 모든 순간 안식의 계명을 지킨다. 이게 안식일의 주인이고, 안식일을 주신 목적이 자기 안에 있는 사람의 삶이다. 즉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의 삶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 방향에서 성경에 접근하는 건 죄다. 거듭난 생명의 본성대로 사는 모습을 기록한 책이 성경인데 행위로 지키려는 건 방향이 반대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죄며 악이다. 무엇을 하라는 성경 말씀은 그 행위를 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그런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생명으로 거듭나라는 말씀이다. 이게 행간을 보는 것이고 하나님의 의와 뜻을 아는 거다.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예수님께 시비를 건 사람을 악하다고 하신 건 그들이 안식일을 정한 하나님의 의와 뜻은 모르는데 안식일을 누리는 삶의 모습인 안식일의 규례만 지키려 했고 그런 자기 생각을 주장하며 자기 생각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유대인들의 모습은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교회에서 의외로 가장 많이 싫은 소리를 듣는 게 바로 주일 성수에 대한 규례다. 또 교회에서 어떤 행동은 안 된다는 거다. 이는 주일을 성수하지 않았을 때, 교회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을 때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하나님의 벌을 두려워하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자신이 안식하는 존재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걱정이다. 안식일의 주인, 그리스도로 거듭난 사람, 오른손(의로운 행위)이 회복된 사람은 그런 걱정 따윈 하지 않는다. 모든 날이 안식일인 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사람을 살리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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