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46 – 자주 장사 루디아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사도행전 Date : 2024. 10. 9. 10:36 Writer : 김홍덕

(행 16:11-15)

하나님께서 환상으로 이끈 마게도냐에서 전한 복음을 듣고 가장 먼저 하나님을 믿은 사람은 루디아라는 여인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그녀는 유럽 최초로 복음으로 구원을 얻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성경의 기록으로만 본다면 그가 처음이라고 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 루디아는 특이하게 여성인데도 직업이 기록되어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루디아 되엔 브리스길라 정도?)

 

루디아는 자주 장사, 그러니까 자주색 옷감을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이 장에서는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색인 자주색이 가지는 성경적 의미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성막과 성전을 만드는 규례를 설명한 구약성경에서는 색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많이 있지만 신약성경에서는 사례가 많지 않은 중에 색이 언급되었고, 마침 루디아가 자주 장사인 것도 눈에 띄는 일이다.

 

자주장사 루디아, DALL-E

 

그렇다고 루디아가 자주색 옷감을 파는 사람이어서 구원받았다는 의미로 한정할 일은 아니다. 자주색이 그리스도의 색이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에게 하나님께서 환상을 보이시면서 인도한 마게도냐에서 처음 복음을 영접한 사람 루디아가 자주색 옷감 장사라는 사실이 인상 깊었을 테고, 나름 자주색이 가진 의미를 환기하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루디아가 구원받은 결정적인 이유를 이야기한다면, 그건 그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지 자주색 옷을 사고팔았기 때문은 아니다. 그렇게 보면 외모나 행위로 의로워지려는 신앙이 된다. 다만 하나님을 경외하고 복음에 순종하여 온 집이 구원받은 유럽 최초의 신앙인 중의 한 명인 루디아의 생업을 보니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자주색 옷감을 사고파는 일이었다는 것이고, 우리는 이 일로 자주색이 가지는 성경적 의미를 고찰해 보려는 것이다.

 

지금이야 색을 구하는 게 전혀 어렵지 않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파란색 염료는 아주 구하기 어려워 귀한 대접을 받았다. 파란색은 하늘색이기도 해서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색으로 사용된다. 파란색이 하나님의 색이라고 명시되거나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우선 제사장의 옷과 성전 휘장을 만들 때 사용한 색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제사장의 옷 에봇을 만들 때 청색과 자색과 홍색 실을 엮어서 만들었다. 일단 성경에서 빨간색은 사람의 색이다. 사람의 시작인 아담의 이름 아담이란 말은 '붉다'라는 뜻이다. 진흙으로 사람을 빚었기 때문이다. 십자가를 지는 예수님께 홍포를 입힌 것도 '넌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야!'라는 조롱도 포함되어 있다.

 

자주색은 하나님의 말씀(청색)이 육신(홍색)이 된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색

 

그리고 예수님은 자신을 '나는 포도나무'라고 하셨는데, 포도와 포도주의 색이 자주색이다. 우리가 알듯이 자주색은 청색과 홍색이 합해진 색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신 그리스도가 자주색이고 사람이 빨간색이니 하나님은 파란색이다. 물론 굳이 여기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파란색을 하늘의 색으로 인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자주색은 말씀이 육신이 된 그리스도의 색인 셈이다.

 

비단 색이 아니어도 모든 성경은 그리스도에 관한 말씀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된 거듭난 사람의 생명 본성이자 정체성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것이다. 우리의 구원과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한 목적 그리고 우리 인생의 의미는 모두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육신 곧 생명의 본성이 되는 것이다. 성경은 그 본성을 가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설명하는 말씀이다. 그리스도인이니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지침이나, 구원받는 비법이 아니다.

 

루디아든 누구라도 하나님의 말씀이 심령에 심기도록 순종하여 들으면 심긴 말씀을 성령이 생명으로 잉태케 하신다. 이것이 성령으로 잉태하신다는 말씀의 본질이고, 말씀이 육신이 되는 법이며, 성령이 오시면 예수님의 말씀을 알게 된다고 하신 뜻이다. 무엇보다 성령의 이 능력이 우리를 거듭나게 한다. (말씀)과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말씀이 그것이다.

 

우리도 청색과 홍색이 하나된 자주색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야 구원을 얻는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된 사람을 색으로 표현하면 그리스도의 색인 자주색이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 순종한 루디아에게 심긴 말씀을 성령이 잉태케하셨기에 그가 세례를 받고 구원을 얻은 것이다. 루디아가 그랬다면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구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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