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죄의 사함을 받는 것인가?
죄 사함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근본적인 이유다. 오늘날 신앙인들에겐 그것보다 삶의 복을 얻는 게 더 중요하게 보이긴 하지만 사람이 신앙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앙의 본질은 죄 사함이다. 죄 사함에 있어 죄를 불순종과 같은 행동으로 보는 사람에게 실감이 나진 않겠지만 죄가 사해진다는 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생의 목적으로 돌아가는 걸 말한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기대하시는 바의 회복인 만큼 우리에게도 중요하고 하나님께도 중요한 문제다.
죄 사함에서 생각해 볼 것은, 먼저 어떤 죄를 누구에게 사함을 받느냐는 것과 또 꼭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먼저 누구에게 어떤 죄 사함을 받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죄 사함은 우선 사함을 받을 죄가 명확해야 한다. 살인죄를 범한 사람에게 절도죄를 사하는 게 의미가 없듯,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도 하나님께 사함을 받는 죄는 사람이 하나님께 범한 죄이어야 하고 또 그게 하나님이 보실 때 분명히 죄라야 한다. 사람이 아무리 죄라고 우기고 믿어도 하나님께서 죄로 여기시지 않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현실은 그게 혼합된 상태다.
사람들은 행위를 기준으로 죄를 판단한다. 하지 말라고 한 걸 하는 것, 하라고 하는 것을 하지 않은 걸 죄로 생각한다. 행위로 죄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외모를 보시지 않는다. 행위로 의로워질 수 없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시는데, 그건 행위가 선악의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죄의 쟁점은 행위가 아니다.
하나님과 사람은 죄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다르다. 하나님은 존재를, 사람은 행위를 본다. 하나님이 보시는 죄에 관해서는 앞에서 설명했다. 죄는 자리를 떠난 것, 존재의 정체성을 벗어난 상태의 정의로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해야 할 사람이 자기 생각으로 선악을 판단하여 삶을 결정하고 살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그 상태에선 남을 위하여 목숨을 내어주어도 소용이 없다. 이건 아주 선명한 하나님의 뜻이고 또 말씀이다.
죄는 존재 목적을 벗어난 상태
행위를 죄로 판단하는 건 사함에도 한계가 있다. 행위로 인한 죄를 사하는 방법은 형벌의 면제뿐, 이미 행한 행위는 되돌릴 수 없다. 회개란 가던 길을 돌아서는 것이지만 행위로 죄를 판단하면 그럴 수 없기에 완전한 회복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기억은 죄 사함을 받았다면서 기도할 때마다 회개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여간 행위 기준으로 죄를 판단하는 건 분명 하나님의 기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전 장에서 이야기했듯이 하나님 앞에 사람의 죄, 근원적으로 선악과를 먹은,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을 가진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죄 사함이다. 성경이, 하나님께서 죄로 여기시는 걸 회개해야 제대로 사함을 얻는다.
그리고 이 죄 사함에는 온전한 회복이 있다. 하나님께서 정한 사람의 자리에서 떠났다가 돌아오면, 돌아온 탕자처럼 언제나 그랬던 것 같이 아들로 회복된다. 온전한 회복이 있는 회개가 있는 세계다. 아울러 새롭게 되었다는 말씀에도 부합된다.
사람의 창조와 존재 목적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죄 사함
다만 이 새로움은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격이 있는 누군가가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사람에게 보여 주고, 전해 주어야 사람이 알 수 있다. 예수님이 바로 그 일을 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셔서 존재 목적을 회복한 사람의 모습을 보이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죄 사함의 핵심이고, 열쇠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대로의 모습
사람들은 흔히 예수님의 십자가를 우리가 지은 죄에 대한 형벌을 대신 받은 걸로 생각한다. 행위를 죄를 판단하는 대상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바와 같이 행위로 범한 죄에 대한 사함은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형벌의 면제 정도일 뿐이므로, 예수님의 십자가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우리가 받을 형벌을 대신 받으신 게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죄 사함은 형벌의 면제나 대속함이 아니라 우리 존재 정체성의 회복이다. (계속)
'주제별 성경 보기 > 회색성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색 성경) 예정론 (0) | 2025.03.20 |
---|---|
(회색 성경) 죄 사함 - 2 (0) | 2025.03.19 |
(회색 성경) 죄 (0) | 2025.03.12 |
(회색 성경) 선악과 - 3 (0) | 2025.03.05 |
(회색 성경) 선악과 - 2 (0) | 2025.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