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4:32-37)
우리가 널리 아는 대로 초대교회는 소유를 공유하다시피 했다. 핵심은 '소유를 팔아 사도들 앞에 두니 사도들이 필요에 따라 나누어주었다'라는 것 안에 들어 있는데 바로 <필요>다. 이 필요는 다양하고 후에 나오는 일곱 집사를 선출하게 된 이유에서 보듯이 가난한 성도들을 돕는 일도 사도들이 판단한 필요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필요는 교회가 간구하는 것, 또 베드로와 요한의 설교 주제에서 알 수 있는 복음 전파다. 이것이 교회가 생각하는 가장 우선적인 <필요>다.
교회는 하나님의 예정하신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다. 교회에 가장 필요한 건 하나님이 예정하신 뜻, 그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필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지출한다면 당연히 하나님이 예정하신 뜻이 이루어지는 데 필요한 지출이다. 교회가 전심으로 기도하는 것을 위한 지출이 아니라면 그건 낭비다. 즉 교회의 필요는 곧 교회의 정체성이고, 교회가 어디에 지출하는지는 하나님의 뜻에 얼마나 합당한 교회인지를 증명한다.
교회의 필요는 하나님이 예정하신 뜻
신학을 전공한 이들은 베드로의 설교를 기반으로 교회의 책무를 교육, 친교, 기도, 봉사 등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이같은 교회의 책무나 특성은 하나님이 예정하신 뜻이 이루어지므로 나타나는 결과지 추구해야 하는 목표나 표상이 아니다. 추구한다는 건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고, 나타난다는 건 감추려고 해도 그저 나타나는 상황을 말하므로 방향성이 반대인 전혀 다른 모습이다.
교회의 지출은 교회의 정체성
교회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지출이 결정된다. 교회의 책무라는 걸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라면 그 노력을 위해 지출할 것이고, 하나님이 예정하신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교회라면 하나님의 뜻을 위해 지출할 것이다. 여기에는 복병이 있다.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인데, 이는 <하나님의 예정하신>이라는 말 속에 답이 있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예정하신 뜻은 하나밖에 없다. 바로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는 것, 이 하나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뜻이라며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문제에 하나님은 어떤 뜻을 가지고 계시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이 생각하는 사람의 문제는 단 하나다. 사람이 하나님이 정한 목적 안에 있느냐다. 그 외에 사람이 정의한 문제는 모두 자기가 가진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이루지 못한 문제일 뿐이다. 사람이 모인 교회가 정의하는 문제 역시 그렇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과 연관된 하나님의 뜻은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자기가 가진 것을 교회에 바치고, 사도들은 그것을 필요에 따라 사용했다는 건 단지 가난을 구제하는 일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교회처럼 교회의 책무를 다한답시고 지출하는 것 역시 초대교회의 모습과는 별개다. 심지어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며 지출한다. 이런 모습이 그저 나쁘기만 한 건 아니지만, 선행되어야 할 게 있고, 그 선행되어야 할 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사랑이 없으면 몸을 불사르게 내어주어도 소용없듯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초대교회를 동경하고 앙망한다면 하나님의 예정하신 뜻을 먼저 구해야 한다.
그러므로 초대교회의 모습에 동경을 가지고 돌아가기를 원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먼저 하나님의 예정하신 뜻을 구하는 게 교회의 근본임을 상고해야 한다. 성경을 제대로 보고 있다면 모든 것에 앞서 항상 하나님이 예정하신 뜻, 그 나라와 그 의가 먼저임을 알 수 있다. 하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면 그렇게 바라고 앙망하는 성경대로 사는 삶, 초대교회의 모습은 저절로 따라온다. 하나님의 예정하신 뜻이라는 씨앗 안에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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