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맺는 말

Category : 평교인의 성경 보기/사도행전 Date : 2024. 12. 31. 13:03 Writer : 김홍덕

사도행전은 제목 그대로 사도들의 행적을 다룬 성경이다. 하지만 이건 위인전이 아니다. 우선 사도의 정의부터 생각해야 한다. 사도들의 행적을 상고하면서 사도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그건 허술한 접근이다. 일반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냥 사도로 정의되지만,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고찰하지 않는다. 제자이기 때문에 사도가 된다면 바울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반대로 가룟 유다는?

 

물론 가룟 유다를 사도로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울을 사도로 칭하는 건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냥 복음을 전한 공로가 심히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의 공로가 있어야 사도가 될 수 있느냐는 기준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이건 공로로 믿음을 가늠하는 것이기에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신다는 하나님의 의에도 합당하지 않다.

 

성경에 사도의 기준이 없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건 사도의 기준이 되는 법이 자기 안에 없기 때문이다. 이걸 신학이라는 학문으로 정의하려 드는 건 정말로 무식한 일이다. 하나님께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사도의 기준은 무엇인가? 제자들과 바울 그리고 그 이후에 여러 사도들을 사도로 정의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그건 바로 <십자가에 달린 예수>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느냐?’ 그리고 그걸 전하느냐?’가 사도의 기준이자 제자의 기준이다. 이에 대해서는 사도 바울이 사도로 칭하는 예루살렘에 있던 사도들의 뜻을 보면 된다.

 

사울이 힘을 더 얻어 예수를 그리스도라 증명하여 다메섹에 사는 유대인들을 굴복시키니라(행 9:22)

 

바울로 개명하기 전 사울은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사울에게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고 말씀하셨다. 사도 바울에게 예수는 자신이 핍박하던 예수이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밖에 없었는데 그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전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라고 전했다는 게 그의 사도로서의 직분을 증명하는 것이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 역시 다르지 않다. 그들이 사도이자 진정한 제자인 것은 예수님을 직접 따라 다녔기 때문이 아니다. 아주 많이 언급했듯이 제자들 역시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가 죄인이 되어 십자가에 못 박힌다는 걸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오순절 이후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가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라는 걸 목숨을 다해 전했다.

 

사도의 자격은 바로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로 전하는 것이다.

 

사도의 자격은 단지 바울과 베드로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겠다는 모든 사람의 문제다.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 그리고 복음을 전하는 사도와 같은 삶을 살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나에게 사도들이 전한 것처럼 전할 같은 복음이 있느냐의 문제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있느냐의 문제다.

 

이 문제에 있어 기독교인 대부분은 자신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게 단순하지 않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상에서 성공해서 높이 올라가기를 기도하는 것과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하나님 아들로 믿는 건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한 화살과 같아서 절대 같은 믿음이 될 수 없다. 자신이 어떤 기도를 하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고 자기가 어떤 예수를 믿는지 솔직하게 시인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높이 오르려고 한다. 낮고 천한 십자가를 지려 하지 않는다. 또 십자가는 차비를 대신 내는 것과 같은 희생이 아니다. 자기가 낮아지는 것이 본성이 되는 것이고, 낮고 겸손한 마음이 하나님께 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와 같은 사람이 창조되었다는 걸 믿는 게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로 믿는 것이다.

 

이 믿음은 오직 성령으로 말미암아서 되는 일이다. 제자들의 변화가 이를 잘 설명한다는 건 여러 차례 설명했다. 그리스도가 어떻게 낮고 천한 십자가를 질 수 있는지를 믿지 못했던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오순절 성령이 오시자 완전히 달라져서 자기 목숨을 내어놓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가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라고 전했다. 우리는 그 과실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로 믿어야 그 과실을 누리는 것이지만.

 

결론적으로 사도의 자격은 성령을 받아야 한다. 성령을 받는다는 건 방언을 말하고 병자를 고치는 능력을 얻게 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그건 부수적인 것들이다. 성령 강림과 충만의 본질은 높아지기를 앙망하는 사람이 스스로 믿고 고백할 수 없는 낮고 천한 십자가를 진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임을 믿게 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도행전을 바로 읽고 묵상한다면 낮고 천한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하나님 아들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 믿음은 곧 성령의 강림이며, 성령으로 거듭남이다. 거듭남은 새로운 생명으로 사는 것이고, 그 생명의 본성은 그리스도라는 정체성이다. 이것이 사도의 자격이자 제자의 자격이며, 무엇보다 이것이 삶의 근본 목적이고, 사람의 존재 목적이자 의미다. 우리가 살아야 하는 본분이다. 이렇게 그리스도로 거듭난 생명으로서 그 본성대로만 사는 삶을 살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사도행전이 우리에게 전하시는 말씀이다.

 

<>

,


👉 궁금하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있으시면 성경은 내 이야기다 오픈 채팅방에 초대합니다.